2021년 4월 14일, 새해 첫 연구소 인권간담회가 열렸다. “당신의 해방과 나의 해방을 긴밀하게 결합하기 위해”라는 주제로, 노들야학의 박경석 전 교장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간담회는 박경석 선생님의 유쾌한 언변 덕분에 노들야학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투쟁의 역사들을 둘러보는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박경석 선생님의 유쾌한 언변 속에는, 웃을 수만은 없는, 실은 힘들고 어려웠을 투쟁의 이야기들이 가득했다. 박경석 선생님의 이야기와, 나중에 읽은 홍은전 선생님의 『노란들판의 꿈』을 통해 약간 보완해서 내용을 소개한 후 간단한 감상을 덧붙이려 한다. 노들야학은 1993년 장애인 교육을 위해 정립회관의 작은 공간을 빌려서 개교했다. 처음에는 정립회관에 딸린 정립전자에서 일하는 장애인을 위한 야학으로 시작했다. 이들은 신체적인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흔히 ‘의무교육’이라고 하는 초중등학교 교육마저도 제대로 받지 못하던 상황이었다.
의욕적으로 출발했지만 그 시작은 결코 쉽지 않았다. 기본적인 거동조차도 불편해서 일 하는 중에 화장실마저도 참아야 하는 상황에서, 고된 노동이 끝난 후 다시 찾아 와 의자에 앉아 공부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런 고됨마저도 공부에 대한 열망으로, 수업 시간에 야학 교사와 학생이 만나 함께 수업을 하고, 검정고시를 보며, 배움과 연대를 넓혀 나갔다. 그렇다면 이렇게 ‘야학’으로 시작한 노들야학은 어떻게 투쟁과 결합하게 되었을까? 박경석 선생님은 간담회에서 노들야학은 늘 “생활 속에서 투쟁을 뽑아낸다”고 했다. 생활을 하며 겪는 상황들에서 자연스럽게 투쟁해야 할 것을 발견하고 조직한다는 의미였다. 이는 바꿔 말하면 곧 생활 자체가 늘 투쟁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 (윤현상, 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