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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비평』 통권126호 / 2019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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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9-03-05 조회수 : 9,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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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는 삼국을 통일한 것인가

삼국통일과 통일신라의 재조명

2019년 봄호의 특집은 한국사에서 삼국통일과 통일신라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는 연구들로 구성했다. 신라의 삼국통일이 당시 사람들의 인식 속에 존재했던 것인가, 아니면 신라의 삼국통일 이후 상당 기간이 지난 어느 시기 이래로의 역사인식에서 생성된 것인가, 한국사 속에서 삼국통일의 역사적 위치를 어떻게 자리매김할 것인가와 연결되는 문제이다. 나아가 이른바 삼국통일전쟁은 동아시아사적인 관점에서 7세기 중·후반 동북아시아전쟁이라는 개념으로 확장시켜 해석해야 한다는 견해와, 전쟁 그 자체가 사회 변화를 이끌어낸 기원적 근거가 아니라 동아시아 각지에서 진행되었던 사회 변화의 결과물이자 사회 변화를 촉진시키는 계기가 되었다는 견해 역시 일국사적 관점에 치우쳐 삼국통일의 의미를 찾아보려 했던 기존의 연구 경향에 신선한 반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봄호에서 시작한 삼국통일과 통일신라의 역사적 의미를 되돌아보는 본 특집은 2019년 가을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일상의 근대에 대한 다양한 접근의 시도

근대 동아시아의 도시위생 실천

지금까지 근대와 관련해서는 산업화 이슈에 주목하는 연구가 중심이 되었고, 베네딕트 앤더슨 이후 출판과 정체성에 대한 문제가 근대화의 또 다른 이슈로 등장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사람들의 생활에 보다 초점을 맞추는 연구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그중 하나가 위생, 보건, 의료 문제이다. 원래 이 기획은 근대 도시의 위생 문제를 아시아 차원에서 비교하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다양한 도시들을 비교할 만큼 다양한 연구가 없는 상황에서 주로 식민지 시기 동아시아의 위생 문제를 연구하는 기획으로 축소되었다. 이번 기획을 계기로 근대의 문제에 대한 보다 다양한 접근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아울러 그동안 역사비평에서 일제강점기와 근대의 문제에 대해 많이 다루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기획이 앞으로 역사비평의 한국 근대에 대한 연구가 다시 시작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북한, 러시아, 몽골, 베트남의 체제 전환 이후를 들여다보다

포스트사회주의 국가와 자본가의 탄생

지난호에 이어 이번 호에도 구 사회주의권 국가에서 자유화 이후 등장한 자본가들에 대한 분석이 연속기획의 마지막으로 게재되었다. 자유화가 된 국가들에서 자본가들이 등장하는 과정에는 불공정한 커넥션이라는 공통점이 존재하지만, 각 국가마다 서로 다른 과정을 거쳐 새로운 성격의 자본가들이 등장했다. 이는 앞으로 북한이 변화해 나갈 과정을 미리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현상들에 대한 사회적인 치료가 진행되지 않는다면 자본주의는 새로운 위기를 맞이할 수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세계적 차원의 자본주의화가 어떤 방향으로 변화를 만들어 나갈지 또 다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천정환의 문화비평, 우리 사회 가족자유주의를 묻는다

드라마 <스카이캐슬>과 신재민 사건에 나타난 학벌·계급·가족

최근 큰 반향을 일으켰던 드라마 <스카이캐슬>이 이번 호 문화비평의 소재가 되었다. ‘스카이캐슬은 그 실재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기형적인 교육열을 적나라하게 반영해서 보여줌으로써 큰 사회적 관심을 끌었다. ‘문화비평은 이 문제를 한국 사회 특유의 가족주의와 연초에 공익제보 논쟁을 일으킨 전 기획재정부 관료의 문제와도 연결시켰다. 이를 통해 저자는 계급, 세대, 가족의 문제를 가로지르는 새로운 문화정치의 맥락을 읽으려 했다. 이제 전에 없던 새로운 세대가 등장하여 한국 사회의 헤게모니를 쥔 386세대와 여러 면에서 충돌 또는 협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호 문화비평이 앞으로의 문화 현상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고 보인다.

 

작가 최인훈 인터뷰, 『광장』을 낳은 4·19의 시대정신

무엇을 쓰는지, 의미를 알지 못했다. 쓰고 싶었을 뿐이다

정병준은 최근 세상을 뜨신 『광장』의 저자 최인훈을 마지막으로 인터뷰했고, 그 인터뷰를 정리하여 해제와 함께 역사비평에 보내주었다. 광장은 한국 사회에 큰 울림을 준 글이다. 그러나 이 글이 특별한 자료조사 없이 당시 보도된 신문 자료를 통해 창조되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특히 광장을 집필할 당시 최인훈은 군 복무 중이었고, 이로 인해 최초 집필 이후 광장은 몇 차례에 걸쳐 개고가 이루어졌다는 사실 역시 이 인터뷰를 통해 밝혀졌다. 정병준은 아울러 자세하고 친절한 해제를 통해 중립국으로 간 포로에 대한 한국 사회의 관심이 어떤 방식으로 확산되었는가에 대해서도 소개해주었다.

 

 

차례

책머리에 · 꿈은 이루어진다 / 박태균

특집 : 삼국통일과 통일신라의 재조명

· 신라의 영토의식과 삼한일통의식 / 윤경진

· 7세기 중·후반 동북아시아의 전쟁을 어떻게 부를 것인가? / 이재환

· 고구려와 수·당의 전쟁, 무엇을 바꾸었나? / 이정빈

대담 : 최인훈 인터뷰

· 최인훈의 『광장』과 중립국행 76인의 포로 / 정병준

· 『광장』4·19의 연관성무엇을 쓰는지, 의미를 알지 못했다. 쓰고 싶었을 뿐이다” / 정병준·최인훈

기획 : 포스트사회주의 국가와 자본가의 탄생

· 북한 경제의 변화시장, ‘돈주’, 그리고 국가의 재등장 / 정영철

· 체제 이행 이후 러시아 상위 자본가 집단의 성격 / 김동혁

· 체제 전환기 몽골의 경제와 계층 변동 / 박정후

· 베트남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발전과 지대추구에 관한 연구 / 최호림

기획 : 근대 동아시아의 도시위생 실천

· 위생에서 청결로서울의 근대적 분뇨 처리 / 박윤재

· 차별인가 한계인가?식민지 시기 경성 하수도 정비의 좌절’ / 염복규

· 위생이냐, 이윤이냐근대 상하이 도시위생과 상수도 / 조정은

역비논단 · 냉전 시기 중국 핵개발 사례를 통해 본 북핵 문제의 현재와 미래 / 주재우·박태균

· 43 이후 김시종의 재일에 관한 재구성 / 윤여일

· 역사와 기억건국연도와 연호, 그 정치적 함의 / 도진순

문화비평 · 드라마 <스카이캐슬>과 신재민 사건에 나타난 학벌·계급·가족 / 천정환

서평 · 인민국가와 계급국가의 시점과 전환점―『북한 체제의 기원인민 위의 계급, 계급 위의 국가』(김재웅, 역사비평사, 2018) / 김선호

· 제국과 식민 사상의 차이와 패배한 최남선―『육당 최남선과 식민지의 민족사상』(윤영실, 아연출판부, 2018) / 류시현

· 한반도 화교사 연구의 집대성과 문제의식의 격원(隔遠)―『한반도 화교사근대의 초석부터 일제강점기까지의 경제사』(이정희, 동아시아, 2018) / 김태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