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문제연구소

이야기들

『역사비평』 통권141호 / 2022년 겨울호

페이지 정보

작성일2022-12-08 조회수 : 1,547

본문

d88e0630a15b2e56cf761a6bc9ed4530_1670459969_1903.jpg
 

어린이와 한국의 근현대이미지와 담론, 현실

가족과 어린이의 근대, 베일을 벗다

 

2022년을 보내며 역사비평은 일상과 생활을 역사로 다시 읽는 시도를 특집과 기획으로 다뤘다. 2022 겨울호 특집 <어린이와 한국의 근현대이미지와 담론, 현실>천진난만홈 스위트 홈의 시각에서 벗어나 가족과 어린이의 근대를 분석한다.

이기훈은 흔히 보이는 동생을 업은 언니의 사진 속에서 근대 한국 가족 전략의 단서를 찾았다. 그는 1930년대와 1960년대 농촌 가족의 노동시간 분석을 통해 여자 어린이들에 대한 노동 집중이 남자 어린이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전제가 되었음을 밝혔다.

조은숙은 4월혁명에서 어린이, 특히 거리의 고아, 부랑아, 구두닦이 어린이들이 적극적으로 시위에 참가하는 양상을 보여주었다. 이런 어린이들의 정치적 참여 과정에서 동료 시민들의 연대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보았다. 어린이 시민성은 고립되고 폐쇄된 개인적 시민성을 벗어나는 또 다른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영상역사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석지훈은 20세기의 다양한 영상 자료 속에서 한국의 어린이들이 어떻게 조망되고 있는지 살폈다. 특히 20세기 전반의 희귀한 자료들을 포함하여 영상들의 소재와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 소개하고 있어 향후의 연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 원고들은 20225100번째 어린이날을 기념하여 열린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내용을 토대로 한 것이다. 이번호에 실리지 못한 좋은 글들이 아직 남아 있다. 다음을 기대한다.

 

탈산업 시대 산업유산의 역사화

관리와 보존의 대상이 된 생산과 노동의 현장

 

한국도 이미 산업화가 70년 이상 진행된 터라 초기 산업시대의 유산들이 대도시와 공업 도시 곳곳에 남아 있다. 한때 생산과 노동의 현장은 이제 안전을 포함하여 관리와 보존의 대상이 되었다. 서구에서는 산업 시대의 유산을 어떻게 역사화하고 있는가?

염운옥은 영국의 산업폐허였던 아이언브리지와 주변 유적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고 대표적인 산업유산이 되는 역사화 과정을 분석했다. 세계유산 등재와 박물관화의 과정 속에서 교차하는 기억들과 역사가들이 개입하는 과정에 대한 분석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용숙은 독일 도르트문트 촐레른 폐광산이 산업박물관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분석했다. 특히 박물관의 역사학자들이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역사를 새롭게 써 나가는 과정은, 공공역사를 어떻게 수행해야 할 것인지, 또 이 과정에서 봉착하는 문제들은 무엇인지 잘 보여준다.

박진빈이 분석한 캘리포니아 유령도시들은 앞에 비해 좀 씁쓸한 사례들이다. 보디와 캘리코 두 도시는 골드러시의 시기 번성했던 광산도시 가운데 공원으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는 곳이다. 박진빈은 두 도시가 매우 대조적인 역사 재연 방식을 보여주지만, 실제로 유사한 방식으로 역사를 삭제하거나 왜곡하며 대중적 역사 내러티브를 만들고 있음을 밝혔다.

 

 

전통시대와 현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연구성과

 

오랜만에 박철현의 <현대 중국의 공간과 이동> 연재를 다시 이어간다. 이번호에서는 싼먼샤(三門峽)댐의 건설을 둘러싸고 벌어진 지방정부와 중앙권력들 간의 역동적인 갈등과 해결의 상황을 통해 전체주의라는 기존 선입견의 문제를 밝히고 중국 현대사회에서 모빌리티(mobility)의 문제를 다시 바라본다.

최원식 교수는 본인이 소장하고 있던 사료 한 점을 정리하고 해제까지 해서 보내주셨다. 1947년 산청 농민 시위를 진압 경찰의 입장에서 정리한 문건이다. 이 시기 연구자들에게 자극과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하며 원로 학자의 후의와 노력에 감사드린다.

이봉규는 한국 현대 사회과학 탄생 과정에 대한 연구의 일환으로 현대 행정학의 도입과 정비 과정을 분석했다. 미국 행정학의 도입이라는 단선적 분석에 그치지 않고 지식과 학문의 체계화와 권력과 관계, 정치적 의미를 다각적으로 살핀 논문이다. 서호철 교수는 전통 시대의 정치적 매체로서 조보를 분석했다. 조정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매일 전달하던 조보가 어떻게 생산·유통되었는지, 그 정치적 의미는 무엇인지에 대한 꼼꼼한 분석이 돋보인다.

 

 

차례

 

[책머리에] · 2022년을 보내며 / 이기훈

 

[특집] 어린이와 한국의 근현대이미지와 담론, 현실

· ‘언니의 곡절한국의 근대 가족과 여자 어린이 노동 / 이기훈

· 4월혁명과 어린이 시민성의 발견 / 조은숙

· 렌즈에 비친 한국 근·현대의 어린이상()영상역사학으로 보는 20세기 한국의 어린이 / 석지훈

 

[기획] 탈산업 시대 산업유산의 역사화 ①

· ‘산업혁명의 요람아이언브리지 세계유산의 박물관화에 관한 연구 / 염운옥

· 캘리포니아 유령도시는 광산 개발 시대를 어떻게 기억하는가? / 박진빈

· 노동의 기록과 기억으로서 산업박물관도르트문트 촐레른 폐광산의 사례 / 정용숙

 

[연재기획] 현대 중국의 공간과 이동 ④

· 싼먼샤(三門峽)댐 건설과 중국 사회주의 / 박철현

 

[자료해제] 9·15 산청 사건 필사본

· 9·15사건기1947년 산청 농민시위의 전말 / 최원식

 

[역비논단] · 한국전쟁 이후 한국의 행정학 연구와 관리(management)/ 이봉규

· 고종시대 조보의 간행과 그 의미 / 서호철

 

[서평논문] · 인목대비 폐위 논쟁과 인조반정의 명분오수창 교수의 비판에 답함 / 계승범

 

[서평] · 군사주의와 개발주의로 돌아본 20세기 새마을의 궤적―『냉전과 새마을동아시아 냉전의 연쇄와 분단국가체제』(허은, 창비, 2022) / 황병주

· 초월적 평화의 기획―『동아시아담론의 계보와 미래대안체제의 길』(백영서, 나남, 2022) / 한기형

· 19세기 대서양 세계 여성들의 다양한 살아냄19세기 허스토리생존자의 노래개척자의 지도』(권윤경·최재인·노서경·문수현·황혜진·양희영 저마농지, 2022) / 박은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