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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제연구』 4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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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2-12-28 조회수 : 1,318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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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특집: 법령과 학교, 인사로 보는 한국 근대 교육

나카바야시 히로카즈 | 통감부시기 공립보통학교 재정정책의 시행착오적 전개 - 지방제도 개편에 주목하여 -

임동근 | 식민지시기 경기도 공립학교 교원의 분포 - 1911~1937년 조선총독부 직원록경기도보의 서임급사령 교원자료 분석-

윤현상 | 1930년대 후반 조선총독부 교육정책 속 교원 처우의 변화 : 경기도보를 중심으로

 

기획: 집회, 시위의 자유/제한에 대한 역사적 접근

장 신 | 1907~1945년의 집회 결사와 탄압 법령

안종철 | 허가된 집회만 열기? 미군정·정부수립직후 집회와 시위에 대한 법률들의 변화와 운용

 

연구논문

박우현 | 대공황 초기 조선사업공채 정책과 궁민구제토목사업의 축소(1929~1931)

강수연 | 해방 직후 북조선민주여성총동맹의 창설과 여성해방인식

김대현 | 일본의 우생학에서 미국의 우생학으로 - 해방 이후~1950년대 한국의 소년범죄 담론 -

모리타 가즈키 | 1950년대 한국군 탈영의 동태와 그 양상

유경순 | 1980년대 여성노동자들과 여성지식인들의 여성노동운동의 주체화 과정 - 한국여성노동자회 결성 주체들을 중심으로 -

 

서평

이종호 | 근대문학으로 보는 식민지의 시토피아 : 박현수, 식민지의 식탁(이숲, 2022)

 

<책머리에>

 

2022년은 몰이해로 마무리되려나 보다. 사회 각 부문의 비명이 시위와 파업으로 드러나고 있지만, 정권은 물론 사회의 공감능력도 잘 기능하지 않는다. 그런반면, 대전의 어느 곳에서는 혐오가 행정화되었다는 이야기가 들려 온다. 한국사회는 기정사실은 잘 수용하지만, 새로운 모색에는 냉정하다. 그런면에서 유독 집회와 시위, 파업에 대한 사회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이번 호에 수록된 기획은 그런 냉소에 대한 역사적 답변이 될 수도 있을 듯하다.

역사문제연구이번 호는 특집으로 식민지 시기 교육사를, 기획으로 한국근현대사의 집회·시위의 자유/제한을 다루었다. 특집인 <법령과 학교, 인사로 보는 한국 근대 교육>은 국가의 인문학 연구가 젊은 연구자들과 만나 올바르게 사용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역사문제연구소의 소장 연구자들이 교원대학교 연구팀이 2016년부터 구축한 식민지 시기 교육사 DB를 통해 근대 교육사에 대한 재정립을 시도한 것이다. 물론 당초 발표된 모든 논문이 특집으로 옮겨진 것은 아니지만, 현재 수록된 논문들로도 그 꼼꼼함과 시선의 방향이 느껴진다.

나카바야시 히로카즈는 일본의 지방제도 및 교육제도를 조선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던 다양한 변주들을 통해 초기 조선 지방자치의 한계, 공립 보통학교 설립과 재정이 지니는 의미를 밝혀내고자 했다. 그는 통감부가 조선에 적용한 지방자치제도가 북해도식과 유사하지만, 완전한 지방자치는 제한되었으며, 그로 인해 지방공립보통학교 재원을 지방에 완전히 의탁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공립보통학교가 향교의 재원을 비용으로 사용하되, 기본재산으로 흡수하지는 못하는 지방단체로서 출발하게 된 점을 지적하고 있다.

임동근은 식민지 시기 교육의 기초 자료인 직원록경기도보의 서임급사령의 대조 및 검토를 통해 검색 툴과 같았던 자료에 실제 입체감을 불어넣는 작업을 했다. 기관을 중심으로 정리된 자료와 인명을 중심으로 정리된 자료를 비교함으로써, 식민지 시기 경기도의 소학교, 공립학교 교원의 근무양상, 이동, 근무의 질적 형태 등을 통시적으로 분석하고자 했다.

윤현상은 경기도보를 활용해 교원의 승급 기간 변동 양상을 밝혀냈다. 그는 그간 규정부재로 인해 주목되지 못했던 교원 승급 양상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교원의 승급이 조선총독부의 정책 및 재정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화하였음을 밝혀냈다. 흔히 민족적 차별로 추상화되는 교원의 승급이 총독부 재정, 황민화정책 등과 긴밀하게 연결되었음을 역사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기획인 <집회·시위의 자유/제한에 대한 역사적 접근>COVID-19 등 감염병의 등장이 의료 권력을 배경으로 헌법에 명시된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문제에 대한 저자들의 문제인식을 담고 있다. 이 문제는 COVID-19 사태 초기 유럽과 한국 등 아시아의 대처의 차이점, 특히 집회 및 시위에 대한 감각의 차이에 대한 안종철 등의 시의적절한 문제제기에서 시작되었다. 아쉽게도 본 호에는 그중 식민지 시기 1, 현대사 1편만 수록되었다.

장신은 한국 근대에서 결사와 집회의 탄압을 주도했던 법령들의 식민지적 기원을 추적하였다. 그는 해방 후 미군정청법령 제183호에 나열된 언론 출 판과 집회 결사, 유언비어 단속을 규정한 법령들의 역사를 추적하고자 했다. 초기 임시로 일본의 치안경찰법을 본뜬 보안법, 한일강제병합 직전 제정된 집회취체령이 제정되었다가, 결국 치안경찰령으로 보완입법되 고, 다시 조선임시보안령으로 완성되는 과정을 살펴보았다. 이 과정에서 일본 본토보다 식민지 조선에서의 적용 규정이 현지 사정으로 훨씬 혹독하게 조장되었음을 지적하였다.

안종철은 집회 및 시위가 민주주의 사회의 핵심적 권리이자 의사 표현의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역사적 관심이 소홀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그 역사적 연원을 미군정 및 정부수립 직후의 법률들의 변화와 운용에서 찾고자 했다. 그는 식민지 시기 보안법, 집회취체령, 조선임시보안법 등 악법들이 미군정은 물론 한국정부 수립 직후까지 유지되었다는 점, 한국정부가 이를 일부 활용한 후, 다시 국가보안법과 계엄법을 통해 이를 대체해 나갔다는 점 등을 통해 집회와 시위가 법을 통해 허가되어온 과정을 역사적으로 규명하고자 하였다.

이번 호에 투고된 일반 논문들은 각각 필진들의 시선과 필력이 느껴지는 글들이 많다. 먼저 박우현은 1930년대 재정긴축을 도모하고, 조선사업공채 를 삭감해야 했던 사정들을 이해하기 쉬운 문체로 쉽게 정리하였다. 조선 내 발전을 도모할 필요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대장성의 정책 하에서 식민지 투자 정책이 굴절되어가는 과정을 역사적으로 잘 추적하였다. 순간 이승만 정권 당시 긴축재정을 떠올릴 정도로 이해하기 쉬운 매끄러운 문체가 인상적이었다.

강수연과 유경순은 시기와 공간은 다르지만, 각각 북과 남의 여성노동자들의 주체화 과정에 대한 관심을 표현했다. 강수연은 여전히 밀도 있는 분석이 요구되는 해방 직후 북한 여성해방의 내용을 북조선민주여성총동맹의 창설과정을 통해 살펴보고자 했다. 유경순은 한국 최초의 여성노동운동단체인 한국여성노동자회의 역사를 6인의 구술을 통해 접근하고자 했다. 각각 한국 여노의 대표, 부대표, 노조 지원과 결성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던 여성 지식인 3인과의 구술을 통해 여성노동자들의 노동인식, 여성문제 인식 과정을 풀어내고자 하였다.

김대현과 모리타 가즈키는 한국사회에서 불온시여겨졌던 청소년 범죄, 그리고 탈영병에 대한 사회적 시선의 역사적 배경을 추적하고자 하였다. 김대현은 남산소년교호상담소와 필진들의 글을 통해 1950년대 감화원에 반영된 지적 담론 속에 미국발 우생학이 있음을 역사적으로 추적하였다. 모리타 가즈키는 일본으로 밀항한 병역기피자 등이 사회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던 도주권(逃走圏)’이라는 개념을 통해 1950년대부터 1960년대 초까지 한국군 탈영병에 대한 사회적 대응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1963년의 탈영병 사면 조치가 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한 분기점이 되었음을 주장하고자 하였다.

또한 이번 호에는 귀한 서평을 하나 수록하였다. 이종호가 작성한 박현수, 식민지의 식탁(이숲, 2022)이다. 저자에 대한 여러 좋은 평들과 함께 이종호 선생님께서 서평을 맡아주셨다. 한국근대소설을 통한 식민지 문화의 재현이라는 저자의 지향에 못지않게 다채로운 방식의 서평을 꼼꼼히 작성해주신 점 깊게 감사드리는 바이다.

역사문제연구는 이번 호를 기점으로 기존 김아람 편집위원장 체제에서 변화를 줬다. 오랫동안 단단하게 역사문제연구를 이끌어온 전임 편집위원장님께 박수를 보낸다. 새로운 편집위의 본격적 활동은 다음 호부터 시작되겠지만, 이번 호 역시 단단한 역사적 내용을 바탕으로 새로운 관점들이 많이 제시되었다. 역사가 비록 지금 현재 당면한 문제에 대한 즉답을 내놓을 수는 없겠으나, 많은 이들이 생각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여러 가지 기획과 옥고를 수집하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끝으로 1029일에 있었던 압사사건에 묵념을 보낸다. 이 감정을 언젠가 역사화할 수 있는 역사문제연구가 되도록 할 것이다.

202211

한봉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