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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세기 한국사’ 1·2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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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7-08-16 조회수 : 14,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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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넘어 사실 정확히 기록 근현대사서 ‘정본’ 꿈꾸다
‘20세기 한국사’ 1·2권 출간
  
역사문제연구소(소장 방기중)가 “필자 자신의 관점을 내세우기보다는 학계(좌우, 진보보수 모두)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과거에 일어났던 역사적 사실을 정확하게 기술하는 데 중점을 둔” 대중역사서 ‘20세기 (근현대)한국사’ 20권짜리 시리즈물 출간을 시작했다. 19세기 개항기부터 20세기 6월항쟁까지를 포괄하는 이 시리즈에서 먼저 현대사쪽의 <이승만과 제1공화국>(서중석), <박정희와 개발독재시대>(조희연) 두 권이 나왔다.
두 필자가 드러낸 문제의식들 중에는 예컨대 다음과 같은 것들이 들어 있다.

민주주의가 확대될수록 독재자 박정희를 찬미하는 신드롬이 더욱 커지는 아이러니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1980년대 이전까지는 이승만 정권을 쉬지않고 비판하며 혹독하게 매도했던 한국 보수언론이 왜 민주화됐다는 시대에 그를 살려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표변을 감행했을까?

따지고 보면 박정희나 이승만이나 권좌에서 비극적으로 쫓겨났다는 점에서 실패한 독재자들이다. 박정희는 1963년 대선과 1971년 대선에서 부정을 동반한 막대한 여당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근소한 차로 가까스로 이기는 ‘집권위기’를 영구해소하기 위해 ‘유신헌법’을 선포하고 사실상의 총통제를 만들었다. 이승만의 수하와 자유당이 날치기 내각제를 강행한 것도 자칫 선거에 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그들 체제는 상시적인 위기체제였고 그게 폭압동원의 본질을 설명해준다. 그런 군대식 폭압성은 단기간 눈부신 효과를 발휘했으나 결국 그 폭압을 발동하는 체제 자체를 붕괴시켰다.

그리고, 이제 북한체제를 어떻게 봐야 할까? 식민지근대화론은 성립할까?

외부세력의 지배를 받고 좌우로 갈려 싸운 한반도 근현대사 연구에는 아직도 믿을만한 ‘정본’ 같은 게 없다. ‘정본’ 이데올로기가 빠지기 쉬운 위험성을 감안하더라도 누가 보느냐에 따라 역사가 천차만별로 갈리고 그 타당성을 검증할 객관적 사실축적조차 얕고 믿을 수 없는 것이라면, 그리하여 역사가 항상 힘가진 자들 손을 들어주는 데 동원되는 상투수단으로 전락한다면 그건 더 위험하다. 우리 근현대사는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지도 않은 데다 이데올로기로 심하게 왜곡돼 있다. 이 시리즈 후원자 김남홍씨는 “우리 후손들에게 과거의 역사가 사실대로 알려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2009년 12월까지 모두 20가지 주제를 다루게 될 시리즈 출판은 역사비평사가 맡았다. 현대사, 일제시기, 개항기 각 6권씩, 그리고 북한사 2권으로 구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