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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과서가 담지 못한 1960~70년대 사회사 연수 후기 (박상언, 함평학다리고 역사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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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1-06-18 조회수 : 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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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상반기 교원 직무연수

 

역사교과서가 담지 못한 1960~70년대 사회사 연수 후기

 

 

함평학다리고 역사 선생님 박상언

 

학기가 시작되면 매번 하는 고민이 있다. 바로 우리 아이들에게 2차 세계 대전 이후 역사를 가르칠 수 있을까?’라는 것이다. 한국사, 동아시아사, 세계사 그 어떠한 역사 수업을 담당하더라도 진도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아직 임용고시 시절 지식이 많이 남아있던 3년차때까지는 많은 것을 알려주고자 하는 욕심에 교과서 페이지를 보면서 바쁘게 달려가야 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기필코 우리나라가 광복하는 기쁨을 아이들이 느낄 수 있게 하리라!’ 하면서 수업을 진행하지만 결국 우리나라를 광복시키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은 조금 더 경력이 쌓여 현대사까지 수업을 나갈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이렇다. 학기 초부터 빠르게 진도를 빼서 일제 강점기까지 달려간다. 그리고 광복을 맞이하고 기말고사에 들어간다. 결국 현대사 수업은 기말고사가 끝나고 진행이 된다.

 

 

기말고사 이후 인문계 고등학교는 학기 말 정리 때문에 바쁘고 어수선하다. 그런 상황에서 한국사 수업에 집중해주는 것이 정말 감사한 일이라 여기며 수업을 해왔다. 수업을 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학생들은 현대사에 대해 정말 관심이 많다. 특히 정치와 사회에 대해 관심이 많은 친구들은 현대사에 가장 큰 흥미를 느끼는 것 같다. 현대사에는 이승만, 김구, 박정희, 전두환 등 굵직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시사적인 이슈에 재미를 느끼는 학생들의 지적 욕구를 완전 자극시키고도 남는다. 그러다 보니 현대사 수업은 지극히 정치사 중심, 특정 인물 중심으로 흘러갈 수 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수업은 종편의 정치 토크쇼화 된다. 이것을 느끼면서도 학생들이 흥겹게 참여해주기에 교사인 도 신이 나서 수업에 참여한다. 학생들은 각종 커뮤니티와 유튜브에서 배운 지식들을 풀어내고 이를 검증받고 싶어한다. 또는 일부 학생들은 교과서 속의 역사는 틀에 박힌 뻔한 역사이고 인터넷이나 유튜브에서 알려주는 역사가 진짜 역사라고 확신 지으려고 한다. 따라서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오개념을 짚어주고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주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결국 수업은 정치사 위주의 편향적인 한국사 수업이 되었고 대한민국을 살아간 수많은 우리 주위 평범한 이웃들의 삶을 담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한국 현대사 수업에 대해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주변에 공감할 수 있고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시민으로 함께 성장하기 위한 역사를 공부하는 것 말이다. 특정 인물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의 삶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정치적인 논쟁에만 집중하는 수업보다는 학생들이 꼰대, 틀딱이라고 비하하는 어른들이 그렇게 모두다 한마디로 낮춰서 표현될 수 없음을 알려주고 싶었다. 그 시대로 돌아가서 시대적 한계에 대해서 처참히 맞서고 한 발자국씩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싸웠던 피흘리는 어른들이 있었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못가진 것을 나눠 갖기 위해 공정과 정의를 부르짖는 경우들이 있었다면 과거에는 사람답게 살고 싶어,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공정과 정의를 부르짖는 젊은 세대가 있었음을 함께 발견하고 싶었다. 그리고 묻고 싶었다. 무엇을 위해 너희들은 소통하고 연대하며 외칠 것이냐고.

 

 

방법을 찾던 중에 역사문제연구소에서 기획한 역사교과서가 담지 못한 1960~70년대 사회사연수가 눈에 들어왔다. 이거다 싶어 북마크에 넣어둔 후에 바로 고민하지 않고 신청했다. 첫 번째 수업인 여공, 노동하는 여성부터 큰 울림을 주었다. 그동안 교과서의 구성에 따라서 기계적으로 민주화 운동과 노동 운동이 따로 노는 수업을 했던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다. 노동 운동과 민주화 운동의 연결고리 속에 여성 노동자들이 얼마나 주체적으로 움직이고 더 나은 삶과 사회를 위해 투쟁했는지 인식하게 되었다. 그래서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카드 뉴스를 만드는 동아리 활동 시간에 스물 두 살 박기순이라는 책을 읽고 5.18 민주화 운동이 왜 광주에서 일어날 수 있었는지 당시 활발했던 노동 운동을 토대로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민주화 운동, 지역사라는 틀 안에서만 매년 생각해왔던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한 인식이 교사와 학생 모두 새롭게 확장되는 시간이었다. 마지막 수업인 현대도시 서울의 탄생과 성장의 사회사또한 의미가 있었다. 서울이라는 공간이 확장되는 변화가 사람들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소외되어 서울에서 멀어져 갔는지 알게 되었다. 이렇게 변해가는 서울의 모습을 현대 문학 작품을 통해 바라보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학생들에게 현대사를 다양한 목소리로 알려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19세부터 30세까지를 우리는 청년이라고 부른다. 교육의 수준이 높아지고 의료 기술이 발달해서 그런지 최근 청년의 범위는 넓어지는 것 같다. 우리가 가르치는 학생들은 곧 청년이 되거나 이미 청년이 되었다. 하지만 교실에서 바라본 청년들은 우리나라를 국뽕헬조선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고 있다. 그러면서 냉소적인 바탕으로 사회를 바라보고 혐오를 조장하는 분위기에 쉽게 동조가 되어 차별에 찬성하는 청년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들에게 우리 어른들이 알려줘야 한다. 비록 이 나라가 정의롭지 못해 보이더라도 정의를 위해 연대하고 투쟁했던 보통 사람들이 있었다고. 그리고 침묵하거나 방관하지 않고 공감과 존중을 바탕으로 함께 외쳤던 사람들 때문에, 우리가 2차 대전 이후 독립한 나라들 중 성공적으로 민주주의 사회를 정착시키고 경제 성장을 이룩한 몇 안되는 나라가 되었음을 말해 주어야 한다.

 

 

이것을 역사 교사인 는 역사 수업이라는 방식으로 청년들에게 이야기를 해줄 것이다. 100년 전 새로운 청년을 이야기하면서 자주적이되 비노예적이며, 진보적이되 비퇴영적이며, 진취적이되 비은일적이며, 세계적이되 비쇄국적이며, 실리적이되 비허명적이며, 과학적이되 비상상적이다6가지 대의를 말했던 천두슈의 마음에 깊이 공감이 가는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