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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21 역사문제연구소와 꽃피는학교가 함께 가는 평화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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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7-07-09 조회수 :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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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2013.10.21), 역사문제연구소와 꽃피는학교가 함께 평화기행을 떠났습니다.

 

역사문제연구소는 올해 정전 60주년을 맞아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여러 가지 활동들을 했습니다. 지난 여름 약 3주간에 걸쳐 강연, 대담, 평화기행,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했었는데, 꽃피는학교 친구들이 공연때 와서 노래를 불러주기도 했었습니다.

 

지난 여름, 전문성있는 해설과 현장에서 싸워오신 분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평화기행 반응이 참 좋았어요. 한번 하고 끝내기엔 좀 아쉬운 마음이 들어서 생명과 평화의 가치에 대해서 늘 배우고 실천한다는 꽃피는학교 학생들과 함께 가을 평화기행을 떠났습니다.

꽃피는학교는 종로구 원서동에 위치하고 있는 대안학교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원서동에 있는 꽃피는 학교는 고등부지요. 부산, 하남, 제천 등에 초등, 중등학교가 있습니다. 이번 기행에는 고등부 친구들 29명, 전교생이 참여해 주었고, 꽃피는학교의 선생님 다섯분도 함께해 주셨습니다. 출발 전 한봉석 연구원의 특강을 듣고, "10대와 통하는 한국전쟁이야기"라는 책도 읽어서, 미리 공부를 열심히 했지요.

 

당일 기행에는 연구소의 양지혜 연구원, 김아람 연구원, 그리고 정예지 사무국장이 참여했습니다.

 

목적지는 오두산전망대-북한군ㆍ중국군묘-고양 금정굴이었습니다.

 

기행 당일 아침, 꽃피는학교 친구들은 시간을 정확히 지켜서 모여주었어요.

 

출발 시간을 여유롭게 정해두고 좀 일찍 모이라고 했는데, 학생들이 정해진 시간에 딱 맞춰 와서 예정보다 일찍 출발!

 

오두산전망대에서 지형을 설명하는 영상을 보고 전시관을 둘러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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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산전망대에서 바라본 북녘 

 

 전망대에 설치된 전시물들에는 끊임없이 적대를 재생산해내고, 군사적 긴장과 안보를 강조하는 내용들이 많아서 마음이 불편합니다. 학생들이 이런 이야기들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걱정이 되었죠. 북한군ㆍ중군군 묘로 이동해서, 그늘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오두산전망대를 어떻게 보았는지. 그런데 걱정한 것이 무색할 정도로 적을 ‘관찰’하는 시선으로서의 전망대, 적대가 재생산되는 전시물, 경제적 이익만을 강조하는 통일론 등의 문제를 정확하게 지적하여 같이 간 연구원들을 모두 깜짝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북한군ㆍ중군군 묘역은 ‘적군묘’라고 불리우던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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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는 많은 ‘안보관광객’들이 모여 있었지만, 이곳은 한적하기만 했습니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정비가 되어있지 않은, 버려진 공간이었던 이곳이 최근 중국과의 관계로 인하여 깨끗하게 재단장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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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묘역으로 걸어들어가고 있는 학생들

 

 

김신조 사건을 비롯하여 ‘무장공비’들의 유해가 안장되어 있고, 한국전쟁당시 사망했던 중군군의 유해들도 이곳에 있습니다. 유해조차 가족들에게 돌아가지 못하고 휴전선 근처에 버려지듯 모아두었던, 그나마도 1996년에 이르러서야 발굴되어 이곳에 모아지게 되었던 역사를 볼 수 있는 현장입니다. 우리가 도착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점심을 먹고, 묘역을 둘러보는 동안 주변 사격훈련장에서 들려오는 총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직도 깊게 드리워진 전쟁의 그림자를 보고, 폭력의 소리를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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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는 학교에서 마련해 주신 점심식사. 강화도 순무김치와 새벽에 담그셨다는 김치 겉절이, 불고기, 찹쌀밥. 너무 맛있어서 밥을 두공기씩 먹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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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는학교 선생님들께서 새벽같이 준비해 주신 점심식사를 이 곳에서 먹고 이이화 선생님의 강연을 듣기 위해서 파주 출판단지로 향했습니다. 이이화 선생님께서는 해방 후 전쟁이 왜 일어나게 되었는지, 전쟁 전부터 이념이 다름을 이유로 공권력이 어떻게 국민을 학살했는지, 전쟁으로 빚어진 적대감이 어떤 비극적인 사건을 낳았는지를 옛날 이야기하듯 전해주셨습니다. 점심을 먹고 많이 졸렸을 텐데도 학생들이 초롱초롱한 눈으로 메모까지 해 가며 열심히 들어주는 것이 참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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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간 동안의 강연을 마치고 마지막 코스인 고양 금정굴로 이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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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는 차안에서 설명중인 김아람 연구원 ^^

 

금정굴은 인천상륙작전으로 경기도지역이 수복된 이후 부역자 처벌이라는 명목으로 군경에 의한 학살이 일어났던 곳입니다. 금정굴 뿐 아니라 경기도 각지에서, 아마 전국 각지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났죠. 금정굴 평화인권재단 신기철 소장님과 금정굴 유족회 마임순 회장님께서 직접 현장에 나오셔서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신기철 소장님은 금정굴에서의 학살이 왜 일어났으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상세하게 말씀해 주셨고, 마임순 회장님은 유족으로서 살아온 아픔을 생생하게 들려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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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시간을 내 주신 두분을 위해서 합창으로 감사의 인사를 대신했습니다.

 

 

저 들판에 핀 작은 꽃들은 이름도 없이 살고 있지만

비바람 속에도 노래하지요 이 세상에 가득 평화오기를

우린 원해요 세상에 평화

모두 꽃피고 행복가득 할

서로 조금씩 뒤로 물러서 동그라미위에 서로 손잡고

함께 꽃피워요 마음을 모아

온누리에 활짝 참 평화의 꽃

온누리에 활짝 참 평화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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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단체사진! 연구원들과 함께 나온 사진은 흔들렸네요 ㅠㅠ

 

금정굴에서 내려와 서울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하루의 일정을 정리하고 학생들의 소감을 들었습니다. 한국전쟁에 대해 단편적으로 들은 이야기들을 하나의 맥락으로 이어서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해 주어 준비하느라 고생한 연구원들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하루동안의 짧은 기행이었지만 이 여행을 통해서 작은 감정 하나, 작은 고민 하나라도 꽃피는학교 학생들의 마음속에 심어줄 수 있었다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마음과 고민을 나누는 연대활동을 이어가겠습니다.



출처: http://kistoryblog.tistory.com/category/?page=19 [역사문제연구소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