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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6.8. 기획특강 "북한의 세대 교체와 김정은 리더십" 후기 - 강은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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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8-07-30 조회수 : 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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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강② <북한의 세대 교체와 김정은 리더십> (강연: 정창현) 후기

 

 

 

 

 

2008년 나는 초등학생이었다. 동네 학원가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 촛불 집회 소식이 라디오를 통해 내 귀에 들려왔다. 당시 ‘2MB’가 무엇을 일컫는지도 몰랐던 나였지만, 광화문에 있다는 고등학생 딸을 걱정하시던 택시 기사님의 혼잣말은 1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기억난다. 10년. 그간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보고 자란 우리에게 평화의 가치는 빛바랜 관념에 불과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북한의 핵무기 개발 선전과 국제 사회의 날 선 압박이 날마다 신문 1면을 차지할 정도로 안보 긴장이 심화되었지만, 평창 겨울올림픽을 기점으로 한반도는 꿈같은 평화의 바람을 맞이하고 있다. 대통령이 바뀌고 여러 세대가 지나간 시간은 남한에만 주어진 게 아니었다. 그동안 북한도 세대교체를 통한 인식의 변화를 겪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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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현 교수님께서는 강의 중간에 우리는 북한을 참 모른다. 이제는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북한에 대한 총체적 무지는 분단 체제를 공고화하던 지배 세력의 부작위가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10여 년 간의 단절로 인해 남북관계의 골이 더욱 깊어진 상황이지만, 이를 직면하고 개선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다. 이제 남북은 서로가 절실히 필요하다. 대한민국은 경제 성장과 산업화를 최우선시하는 전형적인 발전국가 모델에 해당한다. 반면 북한은 물질적 토대보다 사상과 명분을 우선하여 김정은 정권에 들어서야 경제를 최우선 국가정책 차원으로 언급하기 시작했다. 올해 북한이 경제 총력노선을 선포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북한의 현장을 직접 다녀온 이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지북론을 주장한다. 그럴 때면 나는 늘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는 구절이 떠오른다. 북한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이다. 하물며 식민지배의 역사 후 현재 일본과도 기탄없이 교류하는데 북한이라고 못 할 이유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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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강연을 들으면서 놀랐던 게 있다면, 첫째로 2017년 북한 내부 차원에서 인권연구소를 세웠다는 사실이다. 또 하나는 혁명 2세대보다 3세대(편집자 주 : 북한의 세대는 크게 4세대로 구분된다고 한다. "혁명1세대는 항일빨치산 세대, 2세대는 1950~60년대 전후 복구와 천리마운동을 주도하며 성장한 세대, 3세대는 1970~80년대 3대혁명소조운동과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을 통해 성장한 세대, 4세대는 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를 거치면서 성장한 세대"-강연내용 중)의 유학 경험이 적다는 점인데, 그들은 세계적 수준의 김일성종합대학이 북한에 있는데 뭐하러 유학을 가느냐하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사실의 여부를 떠나서 그 포부가 참 인상 깊었다. 대한민국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주체성의 상실 아닌가? 김정은 위원장은 사고를 바꾸지 않으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유효하다. 또한, 남과 북을 떠나서 흡수통일은 박정희-김일성 정권 당시 발표한 7.4 남북공동성명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을 정도로 시대착오적인 방식이다. 따라서 이미 채택된 남북 선언들과 합의를 철저히 이행하기로 한 판문점 선언을 근간으로 남북교류가 이루어진다면 제일 요구되는 기본 덕목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관용이 될 것이다. 북한의 정치·문화·경제·사회를 공부하는 것은 그 자체로 우리에게 강한 자극과 영감을 준다. 우리의 가치관과 상식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북한과의 교류는 우리 사회의 정신적 성숙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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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잔재의 종식이라는 과제를 떠안은 한반도를 세계가 집중하고 있다. 수십 년 간 공고히 자리 잡아온 분단 이데올로기는 남북의 화해와 협력으로 무너지려고 한다. 패러다임이 전환되면 기존의 모든 전제와 룰은 무의미해진다. 이제는 과거를 거울삼을 때가 아니라, 표지판을 정비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닦을 때다. 우리는 눈과 마음을 열고 북한을 알아가야 한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 국정 과제로 떠오른 중요한 시기에 우리의 관념이 현실을 쫓아가지 못해서는 안 될 일이다. ‘새로운 역사는 이제부터. 자기 땅에 발을 붙이고 눈은 세계를 보라는 김정일 위원장의 구호는 비단 북한만의 것이 아니다. 남북이 서로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평화번영의 첫걸음을 내딛길 소망한다.

 

 

 

강은빈 | 정치외교학과 학부생. 10대 후반 재택학습 시기에는 역사·신학·철학을 주과목으로 공부했다. 나라의 평화와 일상의 평화 일구기를 소명으로 아는 청년이다. 추신으로 남기고픈 한마디가 있다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기보다는 평화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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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행사 장면들과 웹자보>